'아이들에게 쓸 돈으로 고급 가방을 샀다니.'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습니다.
하지만 비리 유치원 가운데는 교육부가 '우수 유치원'이라고 인증한 곳도 11곳이나 됐습니다.
먼저 정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.
[리포트]
출입문 옆에 교육부의 인증패가 붙어 있습니다. 2년 전 우수 유치원으로 정부가 선정한 겁니다.
이 유치원은 정부 인증을 받던 해에 운영비를 직원 축의금으로 부당하게 지출했다가 지난해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.
그런데도 여전히 인증패를 내걸고 있습니다.
올해 우수 유치원으로 선정된 또 다른 유치원. 이후 운영비로 와인과 옷을 사고 개인 차량에 기름까지 넣은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.
[유치원 관계자]
"잘못했다고 자숙하고 있는 기간인데,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많이 인정받고 있는 유치원이라…"
학부모들은 어이없어 합니다.
[유치원 학부모]
"여기 그것도 뽑혔잖아요. 우수 (기관).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…"
교육과정 우수 유치원은 3년 전부터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가 심사해, 지금까지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 150곳이 선정됐습니다.
이 가운데 11곳이 이번 비리 유치원 명단에 포함됐습니다.
[서울시교육청 관계자]
"(우수 유치원 선정에) 감사 결과를 반영한다든지 그런 절차 자체가 없다고 해요. (감사 자료를) 저희한테 주지는 않기 때문에…"
교육당국은 기본적인 유치원 평가 잣대인 감사결과도 반영하지 않은 채 비리 유치원을 우수 유치원으로 선정하고 있었습니다.
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.
정현우 기자 edge@donga.com
영상취재 : 김건영(대구) 김용균
영상편집 : 조성빈
그래픽 : 안규태